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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덕궁 옆 작업실, 다섯 개의 지붕

창덕궁 비원의 서쪽이라는 뜻에서 유래한 원서동은 조선 왕실을 돌보던 관리들이 모여 살던 동네다. 지금은 한옥과 유적 사이로 이발소, 세탁소, 분식집 등 작은 점포들이 자리 잡았다. 겨울에는 눈 쌓인 돌담길 아래 발자국이 보이고, 봄이면 궁궐 담을 넘어 새소리가 들려오는 곳. 그렇게 창덕궁 담을 따라 천천히 걷다 보면, 이내 가파른 언덕길, 그리고 북촌과 다른 듯 닮아있는 건물을 마주하게 된다. 우리는 원서동의 가파른 언덕에 조심스레 건물을 앉혔다. 골목길의 경사는 비원을 향해 탁 트인 시야를 선물했고, 건축은 비원의 풍광을 건물 정면으로 받아들였다.


오랜 역사를 지닌 주변 한옥들은 그 규모가 작다. 건물을 새로이 지으면서도, 그것이 주변의 모습과 어우러지기를 바랐다. 그래서 작은 집이 둘러앉은 하나의 마을 같은 형상을 만들고자 했다. 하나의 지붕은 마치 한 채의 한옥처럼 보이고, 이러한 지붕들이 하나 둘 모여 작은 마을을 이룬다.


지하와 1층, 그리고 2층 슬래브는 일반적인 철근콘크리트 구조를 이용했다. 반면 2층의 기둥은 철골기둥과 중목기둥을 조합하여 구성했고, 그 위의 지붕은 중목구조가 사용되었다. 층마다 변화하는 기능과 요구에 적합한 구조를 탐구한 결과이다. 다양한 구조의 변화는 자연스레 조화를 이루며 도시의 일부가 된다. 


건축은 대지 주변의 여러 경관을 다양한 모양과 비례의 창을 이용해 끌어들였다. 때로는 주변 건물과 높이를 맞추고, 때로는 주변 건물의 시야를 고려하며 소통한다. 동측의 고희동 미술관의 마당과 비원을 향해 낸 큰 창들을 통해, 대지는 마치 자연의 일부분으로 존재하는 듯하다.

서울특별시건축상 우수상

단     계  :

층     수  :

연 면 적 .:

용     도  :

위     치  :

서울특별시 종로구 원서동

제2종근린생활시설

599.21㎡

지상 1층 - 지상 2층

준공 (2021.11)

/계획 및 실시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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